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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나왔어" 삼성 박진만 감독이 ERA 7.11 이적생에게 "미안하다"고 한 이유

“(김)태훈이에겐 미안하죠.”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지난해 마당쇠 역할을 한 ‘투태훈’ 김태훈에게 사과했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 김태훈은 지난해 삼성의 뒷문을 구원할 ‘소방수’였다. 불펜이 약했던 삼성은 4월 말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내주는 일대일 트레이드로 김태훈을 영입했다. 이적 후 김태훈은 초반 3경기에서 1승 2세이브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김태훈은 부진했다. 헐거운 불펜 사정상 김태훈의 연투는 잦아졌고, 후반 체력 문제까지 겹치면서 흔들렸다. 결국 지난해 김태훈이 거둔 성적은 71경기 6승 7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7.11. 2014년 데뷔 이후 가장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삼성은 최악의 불펜 성적과 함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김태훈은 실패한 트레이드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이에 박진만 감독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스프링캠프 귀국길에서 만난 박 감독은 “지난해 우리 불펜이 약해서 (김)태훈이의 이닝 수가 많았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어하는 상황이었는데, 팀 사정상 많이 투입하게 돼서 미안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김태훈은 시즌 중반 팀에 합류했음에도 팀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63경기, 삼성 기준)에 출전해 55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이닝 수는 좌완 이승현(60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올 시즌엔 김태훈에게 적절한 체력 안배가 주어질 예정이다. 삼성이 불펜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삼성은 FA(자유계약) 시장에서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좌완 최성훈과 사이드암 스로 양현을 영입했다. 김재윤과 임창민은 지난해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에서 주전 마무리 투수 역할을 했던 든든한 필승조다.삼성은 이미 7~9회 불펜 구상을 마쳤다. 임창민에게 7회를 맡기고, 김재윤과 오승환에게 나머지 2이닝을 책임지게 하는 구상이다. 마무리 투수는 시범경기 중반 김재윤과 오승환 중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선발이 6이닝을 꾸준히 막아주면 좋겠지만 변수는 언제나 있다. 6회 혹은 5회도 막아줄 불펜 투수들이 필요한 가운데, 새 시즌 반등을 노리는 김태훈이 그 자리에 도전한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의 컨디션이 좋다. 분명 좋은 공을 갖고 있는 선수니까 체력 관리만 잘해준다면 (필승조)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김태훈은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 한 차례 나와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사용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새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내용이었다. 윤승재 기자 2024.03.14 11:04
프로야구

[IS 포커스] 광주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양현종, 대기록 도전은 진행형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 남은 2경기 유일한 이슈는 에이스 양현종(35)의 대기록 도전이다. 준플레이오프(PO) 직행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IA는 지난 14일, 5위였던 두산 베어스가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하며 ‘트래직 넘버’가 모두 소멸됐다.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PS 진출이 무산됐다. 현재 7위 롯데 자이언츠의 승차는 5경기. KIA는 6위가 확정됐다.KIA는 나성범·최형우·박찬호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추격 동력을 잃었다. 오히려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분투한 10월 스퍼트는 박수를 받았다. KIA에 남은 이슈가 있다. 양현종이 9시즌 연속 170이닝 돌파라는 대기록 도전을 앞두고 있는 것. 양현종은 지난 11일 열린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무실점)을 채우며 2023시즌 164이닝을 마크했다. 이미 역대 최초 '9시즌 연속 160이닝'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웠고, 남은 등판에서 170이닝까지 노린다. 딱 6이닝만 더하면 된다. 이닝 소화는 양현종이 가장 애착을 갖는 기록이다. ‘5일 휴식 뒤 등판’ 로테이션을 적용하면 양현종은 오는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에 나설 전망이다. 팀은 PS 진출은 실패했지만, 양현종 개인 기록이 달려 있다. 2023시즌 홈 최종전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등판이 취소될 가능성은 낮다. 양현종은 8월 초 급격히 흔들리며 한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휴식 효과가 있었다. 양현종은 팀 5강 경쟁에 가장 중요했던 9~10월 레이스에서 총 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제 모습을 되찾았다. 올 시즌 NC전에선 고전했다. 6월 18일 홈경기 등판에선 7이닝 9피안타(2피홈런) 4실점, 7월 27일 창원 원정에선 5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 5볼넷 4실점했다. 양현종의 시즌 마지막 등판은 3위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NC는 4일 기준으로 74승 2무 65패를 기록, SSG 랜더스·두산과 함께 같은 승률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NC는 15일 홈 삼성 라이온즈전, 16·17일은 광주 KIA전을 치른다. 4·5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3위는 준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다. 순위 어드벤티지가 매우 크다. KIA, 양현종은 일종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NC는 필사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올 시즌 양현종에 약하지 않았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아직 광주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5 09:19
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최악의 투수였던 후지나미 신타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질주는 올해도 엄청나다. 지난 8월 10일, 정규시즌 10승을 달성한 오타니는 야구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MLB 역사상 단일 시즌 10승과 40홈런을 동시 달성한 선수는 2023년의 오타니, 단 한 명뿐이다. 2023년도 오타니의, 오타니에 의한, 오타니를 위한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오타니와 한때 일본프로야구(NPB) 왕좌를 두고 자웅을 겨뤘던 라이벌이 있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해 현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고 있는 후지나미 신타로다. 고시엔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오타니와 동갑내기이자 프로 입단 동기였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선 총 4개 팀의 동시 지명을 받았다.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따르면 “오타니보다 더 좋은 선수”라고 평가한 스카우트도 다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둘의 미래는 극명하게 갈렸다. 과거는 물론 나란히 MLB에서 뛰고 있는 2023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정확히는 한쪽의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후지나미는 2022시즌 후 MLB 진출을 선언했다. 후지나미의 외침에 답한 곳이 오클랜드였다. 지난 1월, 후지나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시범경기 때까진 분위기가 괜찮았다. 오타니와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던 첫 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이후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종 18과 3분의 2이닝 20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후지나미의 최고 100마일(161㎞)짜리 패스트볼이 MLB에서 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그에겐 ‘리그 최악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첫 선발 4경기에서 후지나미가 내준 점수는 무려 24점. 평균자책점은 14.40에 달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에도 꾸준했다. 계속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7월이 돼서야 간신히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포스팅 계약 당시 오클랜드는 후지나미의 구위에 신뢰감을 나타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들은 고교 시절부터 후지나미를 유심히 관찰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후지나미의 선발 등판 경기를 한 경기도 빠짐없이 챙겨 봤고, 팀 내부적으로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가 오갔다. 후지나미의 잠재력을 믿었던 오클랜드는 그가 부진하던 와중에도 계속 기회를 줬다. 시즌 초반 매주 토요일 등판으로 6일 휴식을 보장하며 배려해줬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오클랜드의 굳은 믿음 속에 후지나미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변화를 시도했다. 분명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결과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후지나미의 7월 성적은 12경기 출전 14와 3분의 1이닝 19탈삼진 5실점. 범위를 좀 더 넓혀서 보면 최근 28경기(20일 기준)에서 30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3.86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5월 15일, 오클랜드 불펜코치 마이크 매카시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후지나미의 변화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풀었다. 우선 후지나미는 포심 패스트볼(포심), 스플리터, 컷 패스트볼(커터) 등 3가지 구종에만 집중했다. 불펜으로 내려간 4월 27일부터 포심, 스플리터, 커터의 비중은 전체 투구의 95%였다. 일본 시절부터 지적받았던 투구폼도 손봤다. 매카시의 말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홈플레이트를 향해 내딛는 발, 즉 왼발을 단단히 고정한 상태에서 전보다 직선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데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타자를 마주 보며 시작했던 와인드업 자세를 버렸다. 대신 주자가 없는 상황을 기준으로 이중 키킹 동작을 추가했다. 더 나아가 후지나미는 생체 역학적 관점에서 골반–어깨–팔꿈치 순의 올바른 에너지 전달을 의식하며 공을 던졌다. 휴식 일에도 공 없이 마운드 위에서 시뮬레이션하며 그 느낌을 찾는 데 집중했다. 당초 릴리스 포인트, 앞발을 내딛는 보폭 등 '보이는 동작'에 집중했던 과거와 확실히 대조적인 부분이었다. 그 결과 이중 키킹을 시작한 5월 28일부터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97.1마일에서 99.5마일로 상승했다. 상하좌우로 크게 흔들리던 릴리스 포인트도 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전 한신 타이거스 투수 코치인 나카니시 키요오키는 지난 7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지나미의 변화된 투구폼에 대해 “현재는 상하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체중이동이 전보다 잘되고 있는 거 같다”고 평가했다.안정된 투구폼 속에서 후지나미의 9이닝당 볼넷은 7.81개에서 4.01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47.7%로 리그 평균 이하의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을 기록했던 후지나미는 어느덧 51.6%로 리그 평균(49.2%)을 상회하는 투수로 변모했다. 여전히 후지나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2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근의 퍼포먼스는 분명 이전과 눈에 띄게 달랐다. 그리고 7년 만에 가을 야구를 노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후지나미라는 ‘코인’에 또 한 번 베팅한다. 7월 20일 오클랜드와 볼티모어는 후지나미의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이적 후 평균자책점은 6.00으로 여전히 '미완의 원석'에 가깝지만, 피안타율 0.146을 기록하는 등 조커 카드로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과연 후지나미가 달라진 모습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쩌면 조만간 후지나미가 라이벌, 오타니보다 더 빨리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장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이한규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3.08.21 18:30
프로야구

[IS 피플] 떡볶이로 구속 올린 'NC 방탄 불펜' ERA 1.93 류진욱

떡볶이 먹고 구속을 올렸다. 오른손 투수 류진욱(27·NC 다이노스)의 성장이 흥미롭다.올 시즌 NC의 전반기 기량발전상(MIP) 후보를 꼽으라면 단연 류진욱이다. 류진욱은 4일 기준 29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최소 25이닝 이상 소화한 47명의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 6위, 오른손 불펜으로 범위를 좁히면 김재윤(KT 위즈·1.17) 서진용(SSG 랜더스·1.31) 윤대경(한화 이글스·1.42)에 이은 4위이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0.93)과 피안타율(0.125)을 비롯한 세부 지표도 수준급이다.5월 23일부터 6월 22일까지 1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0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졌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보직도 격상됐다. 강인권 NC 감독은 류진욱의 반등 요인으로 '구속'을 거론했다. 강 감독은 "원래부터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는데 직구 스피드가 조금 더 향상했다. 그러면서 예전보다 볼넷이 현저하게 줄었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게 류진욱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146.3㎞/h였던 류진욱의 직구 평균구속이 올해 147.5㎞/h로 올랐다. 류진욱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88㎏ 정도였던 몸무게를 94~95㎏까지 올렸다. 비시즌 기간 일요일만 쉬고 하루에 8시간씩 운동했다"며 "남들처럼 해서는 발전이 없을 거 같아서 정말 열심히 했다. 워낙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어서 입을 쉬지 않고 음식을 먹었다. 가장 많이 먹은 건 떡볶이"라고 설명했다.몸무게가 늘고 근육이 붙으면서 구속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류진욱은 "비시즌 때 본가가 있는 부산에서 운동했는데 그때 떡볶이를 일주일에 3~4번 정도 먹은 거 같다"며 "(체격이 커진 덕분에) 지난해 151㎞/h였던 직구 최고구속이 올해 152.1㎞/h까지 나왔다. 체중을 98㎏까지 찌웠는데 스프링캠프에서 3㎏이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에는 매일 경기하고 불펜에서 대기하니까 잘 가려서 먹고 있다. 지금은 진짜 배고플 때만 음식을 시켜 먹는다"고 덧붙였다. 구속이 빨라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류진욱은 승계 주자 실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불펜 지표인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가 '0'이다. 10명의 승계 주자 득점을 모두 막아냈다. 그는 "지난해에는 맞지 않으려고 (타자와의 승부를) 피해 다녔다. 그런 기억을 토대로 그렇게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며 "아직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아 성적은 딱히 신경 안 쓴다. (현재 성적을) 유지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부산고를 졸업한 류진욱은 2015년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21순위로 다이노스 유니픔을 입었다. 만년 유망주로 평가받던 그가 입단 8년 만에 마침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류진욱은 "올 시즌 목표는 60경기 등판, 60이닝 소화"라며 "한 번도 60이닝(개인 한 시즌 최다 46과 3분의 1이닝)을 던져본 적이 없는데 그 정도가 중간 투수의 평균인 거 같다"고 웃었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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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와 김재환의 기복…'한 지붕 라이벌'의 비슷한 고민

서울 잠실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한 지붕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고민이 비슷하다. 투·타 전력 핵심 케이시 켈리(34·LG)와 김재환(35·두산)의 성적이 들쭉날쭉하다. 팀 내 비중이 큰 두 선수의 반등이 절실하다.켈리는 KBO리그 대표 장수 외국인 투수다. 올해로 5년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매년 160이닝 이상 소화하며 최소 13승을 따냈다. 지난해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16승(4패)을 거뒀다. 2020년 5월 16일부터 2022년 7월 28일까지 75경기 연속 5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 영예도 그의 차지였다.그런데 올해 성적이 기대를 밑돈다. 켈리는 시즌 첫 14번의 등판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6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성적표(10승 1패 평균자책점 2.52)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전년 대비 탈삼진이 줄고, 피안타가 늘면서 각종 지표가 악화했다. 17일 기준 규정이닝을 채운 24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22위에 그친다.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 원정에서 1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6실점 한 뒤에는 '교체설'이 고개를 들었다. 차명석 LG 단장이 "교체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우승에 도전하는 LG로선 에이스의 부진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 일단 켈리는 17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6월 세 번째 등판에서 월간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 그나마 한시름 놓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가 살아나야 결국 선발진이 살아난다"며 "팀에나 (마운드를 운영하는) 나한테 엄청 중요한 선수"라고 강조했다.두산은 토종 거포 김재환이 부진하다. 김재환은 2018년 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슬러거이다. 그해 홈런 44개를 쏘아 올려 역대 LG와 두산 소속 국내 타자로는 사상 첫 시즌 40홈런 신기원을 열었다. 홈런 치기 쉽지 않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가공할 만한 힘을 과시했다. 두산은 2021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재환에게 4년 최대 115억원을 투자했다. 인센티브 합계 5억원을 제외하면 계약금과 총연봉 각각 55억원씩 110억원을 보장했다.김재환은 지난해 타율과 장타율이 크게 떨어져 우려를 낳았다. 장기 계약 첫 시즌부터 빨간불이 켜졌는데 올 시즌엔 성적의 낙폭이 더 크다. 2018년 0.657를 기록한 장타율이 4할대 초반에 머문다. 가물에 콩 나듯 홈런이 나오지만, 한 시즌 30홈런을 거뜬하게 때려낸 전성기 활약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2군에 내려간 두산으로선 김재환의 슬럼프가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올해 연봉만 15억원에 이른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17일 LG전에서 김재환을 2번 타자로 기용했다. 그가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건 2021년 9월 1일 이후 654일 만이었다. 김재환은 시즌 11번째 멀티 히트(4타수 2안타)로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팀 타선이 더 불을 뿜고, 김재환이 부진하면 전체적으로 침체하는 경우가 있다. 김재환이 굉장히 중요한 위치"라고 독려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19 16:06
프로야구

[IS 피플] '최다패' 두산 최원준 "구속 높여서 내년엔 10승보다 더 많이"

최원준(28·두산 베어스)이 한발 빨리 담금질에 들어갔다. 최원준은 2021시즌 팀의 2선발로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그는 3년 연속 10승의 기대를 안고 2022년을 출발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 8승 13패(리그 최다패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그리고 리그 최다패 불명예를 안았다. 피장타율이 2021시즌 0.397에서 0.428로, 강한 타구 비율(시속 150㎞ 이상·스포츠투아이 기준)이 18.7%에서 22.9%로 증가했다. 특히 7회 이후 피장타율이 1.150으로 심각했다. 최원준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정말 아쉽다"고 했다. 그는 올해 165이닝을 소화해 시즌 목표(160이닝 이상 소화)는 이뤘다면서도 "10승을 꾸준히 하는 투수가 되려면 더 발전해야겠다 생각하게 된 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6회인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2회뿐인 것도 아쉽다”고 했다. 최원준은 고전했던 이유를 구속(2022시즌 직구 평균 시속 137.9㎞)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구속 향상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등 비시즌 운동을 빨리 시작했다”며 "정우영(LG 트윈스)을 보면서 구속이 빨라지면 더 위력적으로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즌 중에는 양의지 형한테도 물어본 적 있다. 의지 형도 구속이 좀 더 나오면 타자들이 어려워하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고 떠올렸다.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두산에 돌아온 포수 양의지의 존재도 든든하다. 최원준은 “포수 (양)의지 형과 함께한다는 기대보다 타자 의지 형과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기쁘다"고 웃으며 "NC 다이노스 구창모도 의지 형과 합을 맞추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들었다. 나 역시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 의지 형의 노하우를 많이 빼먹어 보겠다. 타자와 수 싸움 등을 다 해주시는 분이니 난 공만 잘 던지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최원준은 직구(구사율 51.6%)와 슬라이더(구사율 34%)가 중심인 투 피치 투수다. 내년에는 투구 레퍼토리에도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최원준은 “시즌 막판 커브 구사를 늘렸다. 커브를 써야 직구와 슬라이더도 더 잘 통하는 것 같다. 타이밍을 뺏거나 타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두산은 2020년 20승 투수였던 라울 알칸타라를 다시 영입했고, 변화구가 준수한 딜런 파일도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최원준은 “올해 9위를 했다고 두산 전력이 약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발진도 충분히 상위권이고,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22 09:11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UZR 5.2…골드글러브 향해 진격하는 김하성

메이저리그(MLB) 2년 차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존재감은 공격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김하성은 최근 타석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3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안타를 몰아쳤고, 2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선 5타점을 쓸어담았다. 8월 들어 MLB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타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그런데 공격 못지않게 주목해야 하는 게 '수비'다. 올 시즌 김하성의 유격수 수비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김하성의 UZR(Ultimate Zone Rating)은 29일(한국시간) 기준 5.2로 내셔널리그(NL) 유격수 중 1위다. NL 전체 야수를 통틀어도 무키 베츠(LA 다저스 외야수·11.8)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루수·8.4) 브랜든 로저스(콜로라도 2루수·5.6)에 이은 4위. 지난해 NL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GG)를 받은 브랜든 크로포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UZR이 2.6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김하성의 수비 지표는 압도적이다. 크로포드의 올 시즌 UZR은 –2.7로 리그 11위다. 팬그래프닷컴의 UZR은 그라운드를 총 64개의 구역으로 나눠 타구마다 가중치를 매겨 산출된다. ▶보살 등으로 주자의 진루를 막아내는 능력(ARM) ▶병살을 많이 처리하는 능력(DPR) ▶수비 범위 내에서 안타를 차단하는 능력(RngR) ▶평균적인 수비수들에 비해 실책을 얼마나 덜 하는지를 평가하는 척도(ErrR)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종합적으로 계산한다. 김하성은 지난해 ErrR이 –0.4로 리그 평균보다 떨어졌다. 유격수로 260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을 4개 저질렀다. 1074와 3분의 1이닝 동안 실책 3개를 기록한 케빈 뉴먼(피츠버그 파이리츠)과 비교해도 수비 차이가 확연했다. 그런데 올 시즌 80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 5개를 기록, ErrR 수치가 4.2로 상승했다. ErrR 값이 NL 유격수 중 호세 이글레시아스(콜로라도·4.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실책이 지난해 NL 유격수 중 최다(21개)였다. 화려한 공격 이면엔 부실한 수비가 있었다. UZR이 –7.5일 정도로 수비가 형편없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13일 경기력 향상 물질 클로스테볼 양성 반응을 보여 8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이후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김하성의 수비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샌디에이고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의 수비율이 0.985로 MLB 유격수 중 공동 1위고 DRS(defensive runs saved)가 9로 모든 수비수를 통틀어 16위라는 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DRS는 수비로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비력이 좋다는 의미다. 기록 사이트에 따라 수치 차이는 있지만 김하성의 수비는 리그 평균을 상회한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잘한다고 하니까 더 잘하는 느낌"이라며 "작년에는 공격이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아 수비라도 잘해야겠다는 심리(부담)가 없지 않았을 거다. 올 시즌에는 방망이가 잘 맞으니까 (수비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요소가 있을 거 같다. (멀티 포지션이 아닌) 유격수로 고정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현재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첫 유격수 GG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체력을 관리하면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송재우 위원은 "현지 중계 중 김하성의 GG 관련한 언급을 하더라. GG를 수상할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표는 얻을 것 같다"며 "타티스 주니어는 하이라이트 수비를 여러 차례 보여줬지만, 실책이 많다. 김하성은 기본적인 플레이를 할 때 실책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시대를 풍미한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어깨가 강해 수비 위치가 깊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은 그런 수비를 하기 어려운데, 김하성은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수비 위치를 (깊게) 가져가도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한다.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3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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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광현종' 구창모에게 멀고도 먼 144이닝

'포스트 광현종' 구창모(25·NC 다이노스)에게 '이닝'은 여전히 큰 숙제다. 구창모는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구단 관계자는 "최근 경기에서 투구 컨디션이 저하된 모습이었고 팔의 피로도가 높아진 양상을 보여 선수 면담 후 부상자 명단 등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창모는 8일 진행한 병원 검진에서 왼 팔꿈치에 경미한 충돌 흔적이 확인돼 주사 치료를 받기도 했다. 수술 부위인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와 어깨 모두 특이사항이 없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팔꿈치 쪽에 문제가 발견됐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5승 3패 평균자책점 1.72다. 지난 5월 28일 1군에 지각 등록된 이후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며 선발로 11경기를 소화했다. 피안타율(0.218)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10) 모두 수준급. 60이닝 기준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를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왼 전완부 피로골절 문제로 2021시즌을 결장했고, 지난 3월에는 햄스트링 부상이 겹쳐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연착륙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2016년 1군에 데뷔한 구창모는 규정이닝(시즌 144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2018년 기록한 133이닝이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 NC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2020년에도 정규시즌 93과 3분의 1이닝 소화에 그쳤다.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탓에 100이닝을 넘기는 것도 벅찼다. 이동욱 전 NC 감독은 구창모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게 건강"이라며 "창모는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차이가 난다. 좋을 때는 타자가 치지 못할 정도의 공을 던지지만, 몸이 안 좋을 때는 회복하는 게 떨어진다. 건강하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창모는 지난 시즌 캠프를 앞두고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매번 (규정이닝을 넘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니까 팬들이나 구단에 죄송스럽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올 시즌에는 꼭 규정이닝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구창모의 올 시즌 이닝은 62와 3분의 2이닝이다. 팀의 잔여 일정을 고려하면 10번 정도의 선발 등판 기회를 더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규정이닝은 어렵더라도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에 도전해볼 수 있었지만 1군 엔트리 제외로 이마저도 물음표가 찍혔다. 구창모는 김광현(34·SSG 랜더스)과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 주목받는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 조합은 타자들이 알고도 속을 만큼 위력적이다. 하지만 '광현종'의 후계자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선 '이닝 소화'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올 시즌에만 벌써 113과 3분의 2이닝, 124와 3분의 1이닝을 책임졌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큰 부상 없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뛰어난 개인 관리는 풀 타임을 소화하는 원동력이다. 구창모의 1군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NC는 "3~4일 정도 휴식 후 다음 선발 등판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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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첫 시즌부터 심각한 부진, '0승 8패' 백정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왼손 투수 백정현(35·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심각하다. 백정현은 올 시즌 첫 12번의 등판에서 8패만 기록했다. 4일 기준으로 KBO리그 투수 중 시즌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건 이재학(NC 다이노스·7패)과 백정현 둘뿐이다. 삼성은 백정현이 등판한 12경기에서 10패를 당했다. 세부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평균자책점이 6.44로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리그 최하위에 해당한다. 피안타율이 0.312로 높고, 피출루율(0.372)과 피장타율(0.553)을 합한 피OPS도 0.925로 낙제 수준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16개)까지 허용했다. 지난 4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피홈런 3개로 7실점 했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승리(14승)를 따내며 국내 선수 평균자책점 1위(2.63)에 올랐다. 지난겨울 삼성과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14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탓에 "계약 기간 4년을 보장받기 힘들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백정현의 2020년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5.19로 좋지 않았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시즌 160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는 것도 불안요소였다. FA 시즌에 성적이 급등하는 이른바 'FA 로이드(FA+스테로이드 합성어)'가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지만, 삼성의 판단은 달랐다. 첫 협상부터 4년 계약을 보장하며 4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안겼다. 계약 후 홍준학 삼성 단장은 "협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보장) 기간을 좋게(길게) 주는 게 선수 입장에선 불안하지 않을 거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FA 계약 첫 시즌은 악몽에 가깝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백정현의 직구(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5.3㎞/h에 불과하다. 2020년 138.5㎞/h, 지난해 136.8㎞/h에 이어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시즌에는 부족한 구속을 제구로 만회했는데 올 시즌에는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 결과 직구 피안타율이 0.216에서 0.333으로 급등했다. 투심 패스트볼도 위력이 떨어진다. 구종 피안타율이 0.306에서 0.386으로 악화했다. 속구 계열의 구종이 공략당하면서 슬라이더 비율(25.2%→30.9%)을 끌어올렸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 5월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0일가량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다. 당시 2군 2경기에서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9.53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백정현을 콜업했다.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정현은 선발 등판 다음 날 불펜 피칭을 하며 지난해 감각을 되살리려고 노력 중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아마 백정현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선수를 옹호했다. 이젠 선수가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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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욕심 버린 폰트, 이닝 이터 변신 성공

KBO리그 2년 차를 맞이한 윌머 폰트(32·SSG 랜더스)가 이닝 이터로 변신했다. 폰트는 지난해 SSG의 에이스였다. 팀 내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소화(145와 3분의 2이닝)하면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3.46 157탈삼진으로 선발진을 이끌었다. 피안타율(0.211)은 KBO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올 시즌 성적은 더 뛰어나다. 폰트는 지난 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에 성공했다. 시즌 5번째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소화 3자책점 이하)였다. 폰트는 2년 차를 맞아 투구 스타일을 바꿨다. 탈삼진 욕심을 버렸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지만 그의 9이닝당 탈삼진은 지난해 9.7개에서 올해 7개(이하 8일 기준)로 크게 줄었다. 반면 9이닝당 볼넷도 2.78개에서 1.8개로 감소했다. 현재까지 변신은 성공적이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3.46에서 2.00으로 낮아졌고, 투고타저를 보정한 ERA+(100을 리그 평균으로 계산하는 조정 평균자책점·스탯티즈 기준)도 129.7에서 186.7로 크게 개선됐다. 특히 이닝 소화력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경기당 5.6이닝을 소화하며 간신히 규정이닝을 채운 그는 올해 7경기에서 벌써 45이닝(경기당 6.43이닝·풀 시즌 209이닝 페이스)을 기록했다. 45이닝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리그 공동 2위 기록(1위 찰리 반즈 51과 3분의 1이닝)이다. QS 달성률도 2021시즌 50%에서 올 시즌 71.4%로 크게 늘어났다. 폰트는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타자들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콘택트하면서 폰트의 탈삼진과 볼넷이 줄었고, 이닝은 늘었고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9이닝당 0.74개의 홈런을 허용했던 그는 올 시즌 9이닝당 홈런 0.4개만 허용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홈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물론 폰트의 변신은 아직 100% 성공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폰트는 탈삼진의 비중이 높은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가 지난 시즌 3.28에서 올 시즌 2.98로 낮아졌다. 그러나 투고타저를 보정한 FIP+에서는 139.2에서 125.5로 다소 떨어졌다. 탈삼진이 줄어 인플레이 타구가 늘어난 상황에서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0.271에서 0.208로 감소했다. 투수의 호투나 리그 환경 변화뿐 아니라 행운이 따랐을 가능성이 있다. 탈삼진이 줄어 인플레이 타구가 늘면 시즌이 지날수록 이닝 소화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피홈런이 줄어든 것 역시 행운일 수 있다. 올 시즌 폰트의 땅볼/뜬공 비율은 0.82로 지난 시즌(0.81)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선발 야구'를 해야 하는 팀 사정상 폰트의 변신은 마운드 전체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SSG 선발진은 184와 3분의 1이닝(리그 2위) 평균자책점 2.98(리그 2위)로 호투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진 두께가 얇다. 불펜에서 호투했던 이태양이 선발진으로 이동하면서 뒷문을 김택형·서진용·장지훈·박민호 등 네 투수에게만 의존하고 있다. 폰트가 지금처럼 이닝을 소화해준다면 지난 시즌보다 60이닝 가까이 더 던질 수 있다. SSG가 폰트의 변신이 반가운 이유다. 차승윤 기자 2022.05.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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